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법이 추진된다.
한번 전염되면 소나무가 말라죽어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산림청은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19일 밝혔다. 재선충병에 한번 감염되면 치료가 되지 않고 소나무는 100% 말라 죽는다.
지금까지 치료약제나 천적등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일본·대만·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 소나무가 이 병에 걸려 전멸위기에 몰리는 등 '검역 대상 1호'로 분류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은 한국에선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다. 그뒤 야금야금 세력을 확장해서 지금은 경북 포항 구미까지 북상했다. 지난해에만 10개 지역에서 추가 발견되는 등 전염속도가 매우 빠르다.
우리나라 산림의 30~40%는 소나무가 차지하기 때문에 이 전염병을 방치할 경우 전국 산림이 큰 피해를 입을 것이 예상된다.
산림청은 2007년부터 재선충병 확산추세를 본격적으로 줄이기 위해 분야별 세부계획을 마련했다. 1, 2, 3차 단계별 저지선을 구축하고 올 4월까지 피해목을 신속히 제거하며 방제비를 긴급 지원한다는 것이다.
산림청은 반출금지구역 설정, 소나무 이동제한 조치등 법적 근거마련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올해 중 소나무재선충방제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강력히 시행할 계획이다.
소나무 재선충은 2~3㎜크기의 솔수염하늘소에 붙어살다가 소나무를 파고드는0.6∼1㎜크기의 가느다란 벌레이다. 수명은 35일 정도에 불과하지만 번식속도가 빨라 암수 1쌍이 20일만에 20만마리로 늘어난다. 건강한 소나무에 재선충이 들어가면 수분과 양분 이동이 안돼 감염된 지 1달이 지나면 솔잎이 아래로 처지며 시들기 시작한다.

< 조선일보/심재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