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연구소, 식생 회복 때까지 폐쇄 연장키로 현재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는 한라산 3개 등산로를 통한 정상 등산 금지조처가 사실상 무기한 연장된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부설 한라산연구소는 21일 제주도청에서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어리목 등산로 등 3개 등산로의 식생이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자연휴식년제를 시행하기로 해 사실상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내년 3월1일부터 자연식생이 회복되는 시점까지 어리목 등산로에 있는 윗세오름~서북벽~정상(1.3㎞)과 영실 등산로의 윗세오름~남벽~정상(2.8㎞), 돈내코 등산로의 돈내코~정상(9.4㎞) 등 3개 등산로를 통한 정상 등산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어리목 등산로는 1986년 5월1일부터 계속해서 자연휴식년제 실시로 정상 등산이 금지됐고, 영실과 돈내코 등산로도 94년 7월1일 이후 정상 등산이 금지돼 내년 2월28일 자연휴식년이 끝날 예정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윤성효(부산대 교수) 위원은 “백록담 정상의 서북벽이 급속하게 파괴되고 있고, 남벽도 심하게 파괴되는 실정”이라며 “이들 3개 등산로를 지도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등산로 폐쇄를 강하게 주장했다.
서재철(자연사랑 대표) 위원도 “휴식년제를 지정해놓고 방치하는 바람에 훼손이 가속화한 실정”이라고 말했고, 이내증(미림조경 대표) 위원은 “훼손됐다고 막아놓고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하루빨리 근본적인 복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라산연구소는 “한라산 정상 부근의 식생이 복구되기까지는 현재의 복구 정도 및 자연복원력을 감안하면 최소한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라산연구소는 “내년 1월 자연휴식년제 등산로의 구간별 환경피해도와 자연복원력 등 생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자연휴식년제가 끝나는 시점인 내년 3월1일부터 식생 회복 시기까지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혀 사실상 이들 3개 등산로를 통한 정상 등산은 앞으로도 무기한 금지될 전망이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