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다툼 끝! 골목이 훤해졌다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4동 주택가. 승용차 1대가 오가면 시민들이 길주변으로 비켜서야 하는 좁은 골목길 사이로 담장을 허물어 확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주택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월까지 이곳은 2m를 훌쩍 넘는 담장에 둘러싸인 좁은 골목길 주택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하지만 4월들어 담장을 허물고주택 안쪽 마당에 주차공간을 마련한 뒤 골목길 풍경을 단번에변화시켰다.

서울 동작구 관계자는 “우선 이웃간 갈등의 빌미가 됐던 협소한주차공간이 해소돼 서로 얼굴 붉히는 다툼이 없어졌다”며 “골목길이 훤해진데다 동네 어린이들이 인라인스케이트 등을 마음대로 탈 수 있어 이웃간 마음의 담장마저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의 담장을 없애고 마당에 주차공간을 만드는 ‘녹색주차마을’ 조성사업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녹색 주차마을’ 조성 시범사업이 진행중인 곳은 동작구 상도4동을 비롯해 금천구 시흥3동, 서대문구북가좌2동, 중랑구 묵1동 등 23개에 이른다.서울시는 지난해말부터 각 자치구별로 ‘녹색 주차마을’ 시범지구를 선정,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1단계로 담장허물기 공사를 우선 시행하고 있다.

오는 6월말까지 7개 자치구의 사업성과를 토대로 서울시 모든 자치구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녹색 주차마을’ 조성사업에 필요한 비용과 공사는 시와 자치구가 부담하고 있다.시민들은 거주하고 있는 자치구 주차계획과에 사업참여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서울시 관계자는 “‘녹색주차마을’ 조성사업으로 서울시 전체에서 모두 4300대의 승용차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될 전망”이라며 “이는 1500억원 정도의 주차 관련 공공예산 절감과 주거환경 개선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녹색 주차마을’ 조성사업은 주차공간 확보 및 골목길 보행공간을 마련한다는 의미 이외에 불법주차 근절을 위한 이면도로 정비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서울시는 ‘녹색 주차마을’ 조성사업의 공사비 전부와 조경시설 비용을 지원하는 한편 주민들이 원할 경우 골목길에 폐쇄회로 TV까지 설치해줄 계획이다.

이와함께 골목길 이면도로는 외부차량의 진입을 방지하기 위해차로를 3.5ｍ 미만으로 축소해 남는 공간은 보행길과 녹지로 꾸민다는 방침이다.또 되도록이면 차량 통행방식도 일방통행으로바꿔 다른 지역의 승용차 진입을 줄이겠다는 방안이다.

나아가 주택가 주변 대형 건축물 주차장의 개방을 유도, 주차공간이 없는 주민을 대상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지원책을 펼칠예정이다.

회사원 김진만(35)씨는 “아침, 저녁으로 담장 곁에 세워둔 차를빼달라는 전화 때문에 늘 이웃간에 주차전쟁을 치렀지만 해결할방안이 마련돼 기대가 크다”며 “특히 ‘녹색 주차마을’ 조성사업으로 어린이들이 골목길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니 더욱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문의 서울시 주차계획과(02-3707-9792, 02-6321-4271), 자치구교통행정과(교통지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