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할 경우 유입인구를 수용할 배후 도시로 지목되기도 했던 이 지역이 개발될 경우 정부 3청사 이전을 계기로 시작됐던 둔산신도시 건설에 버금가는 개발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8만 전원도시=서구 가수원동과 유성구 원신흥동 등 8개 동이 포함된 서남부권 1단계 지구는 유성에서 가수원에 이르는 갑천 서안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

대전시는 1999년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고 일체의 토지개발행위를 제한해 왔던 이 지역에 대해 정부의 개발계획 승인이 나면 2011년까지 8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원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에 앞서 2005년 말까지 교통 환경 및 재해 등에 대한 평가작업과 실시계획을 수립한 뒤 2006년부터 토지보상과 용지개발에 착수, 이르면 2007년 말쯤 아파트나 주택용지에 대한 분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신규로 공급될 주택은 아파트 2만4972가구를 포함해 모두 2만7830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전체 2조4177억원(용지보상비 1조4789억원, 조성비 9388억원)이 투입될 이 사업은 대전시 도시개발공사와 토지공사, 주택공사가 공동투자해 공동사업단을 구성한 뒤 토지를 일괄매입,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저밀도 개발에 초점=서남부권 1단계 지구는 갑천과 그 너머 월평 공원을 마주보고 배후에 구릉형 녹지를 등지고 있어 택지로서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시설이나 근린생활용지의 비율이 높은 일반 도시개발과 달리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데 토지이용계획의 초점이 맞춰졌다.특히 녹지 비율을 최근 조성된 전국 신도시(15%)보다 훨씬 높은 24.3%로 책정한 반면 도로율은 19.3%로 낮춰 저밀도 개발을 추진하게 된다.

주택용지는 전체의 33.6%인 59만2592평이며 이 가운데 공동주택용지는 39만9957평이다.21개 블록으로 나눠 개발될 아파트 단지는 대부분 녹지나 임야를 끼도록 설계할 계획이다.상업용지는 전체의 4.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학교와 사회복지시설, 의료 및 생활지원 시설용지로 배치된다.

◆기존도심 활성화에 찬물=하지만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주택 수요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이같은 대규모 택지개발은 자칫 기존 도심지역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대전지역의 주택보급률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태에서 주택 수요가 서남부권으로 몰려 동구와 중구 등 원도심권의 주민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또 친환경 개발 방침에 따라 녹지율을 대폭 높이면서 토지와 아파트의 공급가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돼 대전지역 전체 부동산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부작용도 예상되고 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