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당한 부산시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이 해일 완충지대인 녹지대를 축소해 산업단지를조성한 한국토지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7일 녹산산업단지 입주업체들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태풍에 따른 해일과 강풍으로 전체 700여개 업체중 300개 업체가 350억원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안가 100여개 업체들은 공장 지붕이 날아가거나 수십억원의 고가 기계 장비가 침수로 고장나 아직까지도 정상조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해 업체들은 “당초 평당 60만원대로 책정됐던 토지 분양가를50만원대로 낮추는 과정에서 처음 설계당시 너비 100m였던 녹지를 30m로 대폭 축소하는 바람에 녹지 완충지대가 기능을 못해 해일 피해를 가중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다와 공장사이에 예정대로 충분한 녹지 완충지대가 만들어졌다면 상당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피해 업체들은 이에 따라 1차 복구 작업이 완료되는대로 다음주쯤 모임을 갖고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논의해 세부 절차를 진행시키기로 했다.

10억여원의 피해를 당하고 아직 3개 라인중 2개라인을 가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H식품 김모이사는 “당초 설계대로 하지 않은 토지공사때문에 너무 억울한 피해를 당했다는데 업체들이 공감하고있다”며 “업체들의 의견을 모아 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또 복구자금 저리 융자의 절차가 까다롭고 실제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피해금액의 5분의 1수준도 채 안된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토지공사측은 “녹산산업단지는 법적으로 시설기준과 설계 등에 대한 하자는 전혀 없다”며 “이번 피해는 사상최대의 태풍인 천재지변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