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국립공원내 산림관리 권한 일부를 산림청으로 넘긴 것으로 27일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특히 국립공원내 임도 설치와 임산물 채취·매각 등을 허용키로 해 “정부가 국립공원 훼손에 앞장서려 한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환경부와 산림청은 지난 20일 ‘국립공원내 산림관리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협약은 국립공원의 8.5%에 해당하는 자연보존지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우량 천연림 보육사업, 임도 설치,임산물 채취·매각 등 사업을 허용하고 자연공원법 개정시 국립공원내 산림경영이 가능하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이다.또 설악산국립공원 장수대지역은 자연보존지구에서 자연환경지구로 규제를완화해, 청소년수련장 시설 설치가 가능하도록 하고, 긴급을 요하는 사업의 경우 공원관리청과 협의 없이 산림청이 임의로 작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협약은 2001년 국립공원 구역조정시 자연생태계가 우수한 국유림지역이 국립공원에 편입되면서 산림청이 반발하자 국무조정실에서 환경부와 산림청이 산림관리에 상호협조하도록 조정한데따른 것이다.그러나 당시 환경단체는 국립공원 관리를 둘러싼정부부처간 관할다툼과정에서 국립공원제도가 왜곡될 것을 우려해협약추진에 반대했고, 환경부와 산림청은 환경단체, 전문가 등이함께하는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으로알려졌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관계자는 “환경부와 산림청이약속을 어기고 의견수렴 과정 없이 협약을 체결, 국립공원 훼손에 앞장서려 하고 있다”면서 “국립공원 전 지역에 대한 엄격한관리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임도의 신규 설치와 용도변경 등을추진하는 협약은 사실상 국립공원을 포기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산불과 돌발 병해충 등 긴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모든 산림관리를 환경부와 협의해 추진하도록했기 때문에 산림관리 권한을 넘긴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정희정기자 nivose@munhwa.co.kr
문화일보 08/27 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