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에이즈’로 일컬어지는 재선충병이 백두대간까지 타고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산림청은 소나무 재선충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정밀 항공관측을 실시한 결과, 재선충병에 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고사목이 강원·경북·충북 등에서 잇따라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8월부터 9월 사이에 산림청 헬기로 실시한 이번 항공관측에서 소나무 고사목이 발견된 곳은 모두 126개 지점이다. 모두 477그루의 소나무가 말라죽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백두대간 지역인 강원도 영월, 경북 영주·봉화·울진, 충북 제천 등에서 고사목이 발견됨에 따라 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울진과 봉화 일대의 토종 소나무인 금강송 군락지 인근에서도 고사목이 발견됐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병한 소나무 재선충병은 지난 6월 경북 안동까지 북상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백두대간 지역으로의 확산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에 새로 고사목이 발견된 지역은 안동보다 북쪽인 곳이 많다.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 여부에 대한 최종 판정은 이달 말이나 11월초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백두대간 중심부지역에서 재선충병 발병이 확인될 경우 재선충병의 확산속도는 더울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산림청은 고사목 발생지점에 대상으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위치를 확인한 뒤 자료를 해당 자치단체에 넘겼다. 각 자치단체는 시료채취 등을 통해 발병확인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지역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집중 방제활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예방약 및 치료약이 없어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은 지금까지 전국 48개 시·군·구지역에서 발생, 5,000ha이상의 산림에 피해를 입혔다.
재선충병은 지난해와 올해에만 21개 지자체가 새로 피해지역에 새로 포함되는 등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재선충병에 제거된 소나무만 1백만그루에 이른다.
<윤희일기자 yh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