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대신 주차장과 정원을!

그린파킹2006 … ”시민 호응 뜨겁다”
불법주차방지와 치안위해 골목마다 CCTV 설치 
⊙ 전체 1천481신청가구 중  813가구 공사 완료 
구로구 고척2동 일대 주택가. 사람 키높이를 넘어서는 담장 대신 색색의 여름꽃이 핀 화단이 들어서 있어 주택가 골목이 다 환하다.
담장이 없으면 요즘같은 때에 도둑이라도 들면 어쩌나 싶겠지만, 이곳 주민들은 밖에서 실내가 훤히 들여다보여 오히려 도둑이 들어서기 어렵다고 말한다. 
담장을 터놓고 화단을 함께 꾸미다 보니 이웃간의 정도 새록새록 생기는 것 같다는 것.
이처럼 서울시내 주택가에 담장이 사라지고 있다. 담장 대신 주차장을 짓는 이른바 ‘그린파킹 2006’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그린파킹 2006’ 사업은 서울시가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하고 주거환경 또한 개선하기 위해, 담장을 허물고 주택 내부를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사비와 조경비 일체를 지원해주는 사업. 
지난해 12월 시범주택으로 7개구 23개소를 선정한 데 이어, 용산구 용문동·구로구 고척2동·금천구 시흥3동 등 지금까지 25개 지역에 걸쳐 총 1천481세대가 신청했다.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신청비율을 자랑하는 구로구는 신청한 103가구 모두 이미 공사가 완료되는 등, 전체 신청가구 1천481가구 중  813가구가 이미 담장이 없는 녹색마을로 거듭났다. 

⊙ 2012년까지 모든 주택가를 담장 없는 ‘녹색마을’로 
‘그린파킹 2006’ 사업은 주민참여 행정의 모범으로도 손꼽힌다.
모두 몇 대분의 주차장을 만들지, 정원은 어떻게 꾸밀 건지 주민들이 직접 초안을 잡아 제출하면 전문 설계사가 이를 설계에 반영하는 등 시작부터 논의, 설득, 결정에 이르기까지 주민들과 자문위원들로 구성된 ‘주민추진위원회’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공사비 일체와 조경시설비를 지원하고, 주민들이 원하면 골목마다 불법주차 방지와 치안을 위해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준다.

담장을 허물자 아침저녁으로 주민들을 괴롭히던 주차걱정도 덜었다.
담장 허물기를 신청한 1천481가구의 공사가 끝나면 약 4,402면의 주차공간이 확보되는데, 이로 인해 약 1천500억원 이상의 공공예산 절감과 주거환경 개선효과가 있다는 것.
한편 서울시의 ‘그린파킹 2006’ 사업은 주택가 주차공간을 확보한다는 것 이외에도 불법주차를 근절하기 위한 이면도로 정비사업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개인주택들이 비좁게 몰려있는 골목길에 차를 세워두면 다른 차들이 통행할 수 없기 때문. 이에 골목길 이면도로는 외부차량의 진입을 방지하기 위해 차로를 3.5ｍ 미만으로 축소하고, 남는 공간은 보행길과 녹지로 꾸민다는 방침이다. 
또 되도록이면 차량 통행방식도 일방통행으로 바꿔 다른 지역의 승용차 진입을 최대한 줄이게 된다.
서울시 주차계회과 이홍범 주차관리팀장은 “주택가 불법주차가 없어지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주차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부족한 주차공간을 먼저 확보하고, 이면도로 정비, 통행방식 개선 등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추가로 신청하는 가구 또한 계속 늘고 있는데, 서울시는 2006년까지 전체 주택가의 50%, 2012년까지는 모든 주택가를 담장 없는 ‘녹색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린파킹 2006’ 사업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주차계획과(3707-9792, 6321-4271)나 거주지 관할구청 교통행정과 또는 교통지도과로 문의하면 된다.